[이글루스 피플] 평범한 해석은 거부한다. 독특한 시각의 소유자 까를로스님!


Q. 까를로스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자본의 힘으로 세계평화가 찾아왔으면 좋겠지만,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세계평화는 꼭 도래하길 바라는 마음만 갖고 있는 인간입니다.
남을 비난하고 놀리면서도 그것이 다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고 살고 있기도 합니다.
남은 인생에서 1,000억원을 벌고, 그것이 달성된 후에는 도자기를 구으며 인생을 매조지하고 싶은 소망도 갖고 있습니다.

Q. 광고에 대해 분석하신 글이 많은데 평소 광고를 대하실 때 어떤 점을 주의깊게 보시나요?
전 광고를 전공하거나 업으로 삼은 일이 없어서 보는 시각은 아주 단순합니다. '저 광고가 물건을 팔 생각이 있느냐?'입니다요. 영화, 드라마 등을 포함하여 영상매체 중 단위시간당 투입비용이 가장 높은 것이 광고인데 그 귀한 돈을 헛되게 쓰는걸 보면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광고 관련 포스팅도 칭찬보다는 욕지거리에 중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몇십 초에 불과한 짧은 시간 속에서도 그에 걸맞는 서사가 있고 그것을 드러내는 기법이 있는데 그런 모든 것들을 무시한 채 광고를 위한 광고만으로 존재하는 것들은 슬픈 일입니다. 영화 '메멘토'에서 새미 잰킨스는 단기기억손실증에 걸린 이후로 긴 드라마 내용을 기억할 수 없게 되어 TV 앞에 앉아서 광고만 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인기있는 드라마보다 그 앞뒤로 사족처럼 붙어 있는 광고가 더 가치있는 셈이지요. 그런 그에게도 볼만한 광고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 제 투덜거림의 이유입니다.

Q. 일을 하시다 가장 성취감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전 의지가 약한 편이라 일을 끝까지 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성취감을 느낍니다. 사실 끝까지 한 일도 별로 없어요. 얕고 넓은 취미생활을 가지신 분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하실 겁니다. 물론 마찬가지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는 것도 저에겐 기쁨을 줍니다. 양 끝에서 즐거워하는 셈이네요.

Q. 일상 속에서 그냥 지나칠 법한 것들에도 자주 '왜?'라는 질문을 던지시는 것 같아요. 호기심이나 탐구심이 많은 편이신가요?
먼저 제 불만을 호기심으로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관습이나 사물이건 그 원류를 찾아 올라가면 당시 시대와 상황에 부합하는 목적으로 인해 그것이 결정되었을 겁니다. 그것이 그때는 옳았다 할지라도 현재에 대입해보면 이유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포스트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이쑤시개를 물고 길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나 유리액자 속에 들어 있어서 반사광으로 인해 잘 보이지도 않는 그림같은 경우입니다. 도저히 제 머리에선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그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풀다 보니 '왜?'라는 키워드가 자주 등장하게 되었나 봅니다. 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랍니다. 그것을 위해 칼 포퍼의 말처럼 '추상의 선의 실현보다는 구체적 악의 제거' 작업을 미미하게나마 진행중인 것으로 봐주셨으면 하네요.

Q. 까를로스 님의 최근의 주요 관심사는 무엇인가요?
가장 최근의 관심사라면 고흐전과 치마 정도가 되겠네요. 예전에 고흐가 말년에 병실에서 창문을 통해 병원 정원의 봄 풍경을 그린 그림을 보고 한없이 큰 충격에 빠진 적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친구와 지하철에서 이야기를 하던 도중 고흐 이야기가 나오게 되어 신난 기분으로 그 그림을 설명했는데 설명하다보니 저도 모르게 그 우울함에 취해서 운 적이 있었어요. 덕분에 친구가 저에게 조울증 진단을 내리더군요. 너무 유명해서 오히려 식상하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 여전히 고흐가 좋고, 이번 전시회가 너무 기대됩니다.
치마는... 바지 위에 덧입을 수 있는 형태로 손재주가 있는 친구에게 제작을 의뢰해둔 상태입니다. 겨울에 방한용으로도 활용하기 좋을 것 같고, 무엇보다 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하게 된다는 점이 절 설레이게 합니다. 치마의 소재로 민무늬의 군복천을 택했는데 가장 남성적인 소재로 여성적인 디자인을 구현한다는 취지를 갖고 있습니다만 돌+아이로 보셔도 어쩔 수 없습니다. :)

Q. 까를로스 님에게 한 해 동안 가장 뿌듯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은 무엇이었는지 말씀해주세요.
올해는 '소주의 재발견'으로 명명할 수 있는 해가 되겠네요. 고등학교 땐 취하는 용도로 마셨던(뭐... 인생이 다 그렇잖아요) 소주를 대학생이 됨과 동시에 끊었습니다. 에틸 알콜에 물을 섞은게 도대체 무슨 술이냐, 이런 생각이었죠. 몇 년간 이어지던 생각이 올해로 마감하게 되었네요. 이젠 맛이 깔끔하고 담백하다는 둥의 온갖 수사를 붙여가며 열심히 마시고 있습니다. 2005년에 일궈냈던 해산물 먹기에 비견되는 제 나름대로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라고 할까요. 그 소주 때문에 평소 술자리에서 하지 않던 실수를 하게 된 것도 생각나네요.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그래도 겨울엔 소주 한 잔에 뜨끈한 국물이 제격이죠.

Q. 까를로스 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몇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 A-Typical 님의 white table
A-Typical님의 닉네임 그대로 전형적인 일상 속에서 비전형적인 재미를 끌어내는 재주가 탁월하신 분입니다. 웃고 난 후에도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포스트가 가득해서 항상 즐겁습니다.

2. 오돌또기 님의 미디어 경제 레스토랑
오돌또기님은 미국에서 교수로 재직중인 분이신데 제가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것들, 학교를 졸업하는 바람에 더 이상 접할 수 없게 된 것들에 대한 방대한 이야기로 넘쳐납니다. 게다가 한국에선 접하기 힘든 사례에 관해서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풀어주시니 일석이조이지요.

3. 다이몬 님의 Dreaming Proton
저는 기본적으로 우파적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때문에 저와는 거의 정반대의 생각을 지니신 다이몬님이 올려주시는 글들은 두고두고 곱씹으며 읽을 만큼 큰 가치가 있습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글이 훌륭하기도 하거니와, 제가 아무 생각없이 멍청해지고플 때 '너 그렇게 살지 마!'라고 꾸짖으시는 것 같습니다.

4. 정태준 님의 TAEJUNE.COM
너무나도 유명한 정태준님의 블로그입니다. 일본을 자전거로 종단한 여행기는 여지껏 제가 접했던 모든 여행기 중에서 최고라고 꼽을만 합니다. 언젠가 살면서 용기가 없어질 때면 떠올리고 싶은 분이에요.

Q. 마지막으로 까를로스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문득 '내가 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결국 제 마음 속에서 소화되지 못한 네모난 응어리를 토해내고 싶은 것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많이 욕하고 때려서 그 응어리가 동그래지도록 도와주세요. 다시 삼키기 편하도록요.

Favorite Story

Book
시뮬라시옹
장 보드리야르


Music
흑우
김대환
Silvertone
Chris Isaak


Movie
메멘토
크리스토퍼 놀란
뉴스보이
케니 오테거
해안선
김기덕


Food
설렁탕, 코크, 월드콘 헤이즐넛맛

Wish List
Breitling Cockpit 시계, 멋진 수제 구두, 때묻지 않은 간(肝)

Bookmark site
타임포럼, 광고정보센터, Ultimate-Guitar.com

까를로스 님은 [IDle IDeas for the IDeal by the IDiot] 이글루에서 광고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박기준 님이십니다. 박기준 님은 무역학을 전공하시고 마케팅 분야에서 일할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까를로스 님의 이글루(solrac.egloos.com) 바로가기    링크하기
by tomato | 2007/11/29 15:45 | 이글루스 피플 | 트랙백(1) | 핑백(3) | 덧글(9)
Tracked from cherchez님의 블로그 at 2008/01/02 22:44

제목 : 블로그
트랙백? nhj...more

Linked at iamtopaz님의 글 - [.. at 2007/12/06 12:56

... metoo 광고에 대해 분석하신 글이 많은데 평소 광고를 대하실 때 어떤 점을 주의깊게 보시나요? 전 광고를 전공하거나 업으로 삼은 일이 없어서 보는 시각은 아주 단순합니다. '저 광고가 물건을 팔 생각이 있느냐?'입니다 오후 12시 56분 Tokyo(JST)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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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에 담긴 시간을 찾는 탐험가. 꼬깔님! [2008-01-11]더 넓은 세계로 나를 인도하는 내 안의 여행유전자! hertravel님. [2007-12-18]평범한 해석은 거부한다. 독특한 시각의 소유자 까를로스님! [2007-11-29]소년의 감수성과 따뜻한 마음을 지닌 쓴귤님의 이야기! [2007-11-21]추억의 고전게임 속으로 떠나는 여행. 네티하비님! [2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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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봉춘식 at 2007/11/29 17:21
간지나네요
Commented by 녹슨 at 2007/11/29 22:48
으와, 멋있습니다!
Commented by A-Typical at 2007/11/30 13:50
안녕하세요? ^^;;
Commented by 鷄르베로스 at 2007/11/30 22:49
지금까지 이글루스 피플로 소개된 사람중에서 가장 친근감 넘치는 마스크입니다.
우왕ㅋ굳ㅋ

낄낄낄
Commented by  주  at 2007/12/01 00:16
ㅋㅋㅋㅋㅋㅋㅋ사진에서부터 본문까지 재밌으신 분이네요 ㅜㅜ
Commented by aerial at 2007/12/02 15:05
이런 이글루스도 있었다니!! 그나저나 사진이 정말 재미있군요.^^;;
Commented by 산타마리아 at 2007/12/06 15:27
이분 포스가 있으셔요 >_<b
Commented by 여냐~ at 2007/12/07 14:09
ㅎㅎㅎㅎ....
일하닥 문득 한번 들어와 봤는데...너 맨위에 사진 너무 웃긴다....

잘 살고 있는게냐?
Commented by chanel bags at 2010/07/27 16:25
광고를 위한 광고만으로 존재하는 것들은 슬픈 일입니다. 영화 '메멘토'에서 새미 잰킨스는 단기기억손실증에 걸린 이후로 긴 드라마 내용을 기억할 수 없게 되어 TV 앞에 앉아서 광고만 보고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인기있는 드라마보다 그 앞뒤로 사족처럼 붙어 있는 광고가 더 가치있는 셈이지요. 그런 그에게도 볼만한 광고를 제공하고 싶은 것이 제 투덜거림의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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