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belba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오래 학교에서 젊은 친구들과 지내다 보니 아직 20대 청춘인 줄 종종 착각하는 30대 학생입니다.
처음에는 외국 생활이 너무 고되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이곳이 미국 피츠버그가 마치 제 고향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고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은 달랠 길이 없는데, 이 블로그를 통해서 그들과 소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지겹다고 하면서도 맨날 컴퓨터를 붙들고 살고 있고, 별로 공대에 적성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새로운 전자기기만 나오면 꿈에서도 기기들이 떠다니니, 오랜 공대 공부가 사람을 바꾸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하려고 하면 떡하니 노트북 자판에 앉아 골골대며 방해하는, 그러나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어요.
Q. belba 님 이글루의 특이한 카테고리명은 어떻게 해서 붙이시게 된 이름들인가요?유닉스(UNIX) 명령어들을 갖고 만든 카테고리명입니다. 예를 들어 grep thought today는 today라는 화일에서 thought라는 단어가 든 문장들을 출력하는 명령어로 이 카테고리에는 그날 생각했던 것들을 주로 적습니다.
cat kiki aki라는 명령어는 kiki와 aki라는 이름의 화일 내용을 보여주라는 뜻인데, kiki와 aki는 또한 제 고양이들의 이름이지요. tar xvzf memory.tgz는 압축되어 저장되어 있던 제 기억의 타래를 풀어보여준다는 의미로 주로 과거의 추억에 관한 이야기들을 적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컴퓨터를 오래 만지다 보니 생각을 할 때 꼭 컴퓨터와 관련되어 생각하는 버릇이 있어요. 컴퓨터 관련된 우스개 소리를 좋아하고, 아주 가끔은 러브레터도 프로그램처럼 써서 보내기도 합니다. 그런 제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조금 고심해서 정한 카테고리명입니다.
이 카테고리명 덕분에 가끔 이 명령어 정보를 검색하여 들어오시는 분들이 계신데, 기대에 부합하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사실 처음엔 컴퓨터 이야기도 많이 써보려고 했는데, 여가시간에 이용하는 개인 블로그에서까지 일을 생각하는건 너무 고된 일이더라구요.
Q. '백만불짜리'라고 표현하셨던 남자친구분은 어떤 분인지 궁금합니다. 소개 좀 해주세요.
같은 학교에서 공부하다 만난 친구입니다. 지금은 먼저 졸업해서 뉴욕의 한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어요.
성격과 관심사가 비슷해서 함께 있으면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처음엔 그 친구가 가진 소설과 아트, 사진책들에 반해 데이트를 시작했는데, 막상 제 마음을 사로잡은 계기는 손수 꾸민 집안 자동화 시스템을 본 후입니다. 커피포트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건 사람들이 재미로 이야기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실제 그렇게 연결해놓은 모습을 보고 완전히 열광했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겸손함과 늘 저를 배려해주는 마음 씀씀이, 그칠 줄 모르는 지식욕, 그리고,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솔직함이 남자친구로서 그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백만불보다 더 비싼, 제게 과분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휴일은 주로 어떻게 보내시나요?
제가 그렇게 부지런하고 재밌는 사람이 아니라 휴일을 딱히 특별하게 보내는 편은 아닙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친구도 만날 겸 뉴욕에 가는데, 가면 맨하탄을 구경한다든지, 함께 영화를 봅니다만, 종종 비행기 연착으로 인해 주말의 반을 공항에서 빈둥거리며 보내게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은 친구가 이 동네를 방문하는데, 주로 다른 친구들과 만나 커피샵에서 수다떨고 저녁 먹고 합니다. 그 외 혼자 있는 주말엔 밀린 집안일을 하거나 실험적인 요리를 창조(?)하고, 월요일에 있을 지도교수와의 미팅을 준비하다보면 시간이 다 지나가네요.
Q. 주변 분들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 가장 자신있게 선보일 수 있는 요리 한 가지만 소개해주세요.
가장 자신있는 건 김치 비빔국수입니다. 고추장을 사용하지 않고, 김치, 간장, 참기름, 설탕, 깨소금, 김만이 들어가는데 간단하면서도 깔끔해요. 비법은 맛난 김치를 찾아내는 겁니다. 간단하죠? 그리고, 최근 남자친구에게 배운 요리 중에 쉬림프 페타치즈 스튜가 있는데, 만들기는 간단하지만 꽤나 그럴 듯한 맛을 냅니다. 첨부한 사진은, 아쉽게도 제가 만든 것이 아니고 남자친구가 처음 요리방법을 가르쳐주며 만든 것입니다.
Q. 잘 고쳐지지 않는 생활 습관이나 징크스 같은 것이 있으신가요?
징크스 같은 것은 별로 믿지 않아요. 게으른 성격을 정말 고치고 싶지만 잘 안 고쳐지는군요.
어려서부터 숙제 같은 것을 미리미리 해본 적이 없었어요. 개학 전날에는 늘 두 달치 밀린 일기를 쓰느라 아주 힘들었죠. 그래도, 어렸을 때의 숙제는 마지막에 급하게 해도 꽤나 결과가 좋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인생에서 접하게 되는 많은 일들이 벼락치기로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머리보다는 지속적인 노력과 부지런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 어서 이런 나태함을 버려야 할 텐데요.
Q. 10년 뒤의 belba 님은 어떤 모습을 하고 계실까요?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10년 뒤에는 제가 하고 있는 분야에서, 좀더 확신을 갖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남들이 제 능력과 성과를 인정해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제 자신이 제가 하는 일에 대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책임을 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사실 지금도 그래야 할 나이인데, 만년 학생 모드다 보니, 제가 조금 더딥니다. 그리고, 10년 뒤 쯤엔 백만 불짜리 남자친구가 백만 불짜리 남편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함께 가정을 꾸리고 있을테고, 지갑 걱정 안하고 부모님과 동생들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유도 생길 거라 생각해요. 멋진 마흔 살. 벌써 가슴 벅차군요.
Q. belba 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다섯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 xmaskid 님의 심연으로 다이브.
재봉, 인테리어, 요리, 만화... 공학박사 캐릭터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주는 멋진 블로그입니다. 하고 싶은 취미활동을 이 블로그를 통해 간접경험하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나 닮고 싶은게 많은 분이예요.
2. lostnfound 님의 Lost and Found
졸업하고 교수로서의 새 생활을 시작하신 lostnfound 님의 일상 이야기 중심 블로그입니다. 바른 사고가 돋보이는 일상 이야기도 재밌고, 또한 미국생활에서 알면 도움이 될 정보도 얻을 수 있어 즐겨 찾고 있습니다.
3. 글루미젠 님의 글루미 젠
한때 뉴욕에 지내시면서 취재했던 글, 기고했던 글들을 올려주고 계십니다. 특히 레스토랑이나 흥미로운 가게들 정보는 뉴욕 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 외의 예술작품, 전시회 정보도 쏠쏠합니다.
4. yongha 님의 황화미남자
사회, 문화, 인간관계 등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 멋진 글솜씨로 더더욱 빛나는 블로그입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문제제기와 해석방식은 늘 생각할 거리를 주며, 그외에 가끔씩 올라오는 짧은 소설(을 가장한 현실반영)도 재밌습니다.
5. 헐랭이님의 헐랭이와 IT보안
인터넷 보안과 관련한 각종 따끈따끈한 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이글루스 내 블로그입니다. 해킹, 바이러스, 피슁 같은 것에 대해 공부하시는 분들은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belba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행복하고 의미있는 2007년 보내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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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kipedia, Dshield: Cooperative Network Security Community, Urban Dictionarybelba 님은 [Syslog of Her Life] 이글루에서 일상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김향아 님이십니다. 김향아 님은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네트워크 보안을 연구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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