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피플] 바람에 흔들리는 풀잎같은, 자연 그대로가 좋은 바람풀님!


Q. 바람풀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마음 속에 항상 바람이 팔랑이고 있어서 낯선 곳을 여행하고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3년간 광고회사 디자이너로 일한 게 가장 오래 한 직장 생활이구요, 8개월간 히말라야 여행을 다녀오고, 다양한 시민 활동가들과 교류를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삶의 가치관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덜 갖되 더 많이 존재하라'를 실천하며 긴 호흡으로 천천히, 느리게, 즐겁고 재미나게 살려고 합니다.
길에서 맺어진 인연이 계기가 되어 올해부터 중등과정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게 되었는데요, 그 학교가 이번에 6천 평 되는, 산 바로 밑의 공간으로 이사하게 되어 할 일이 참 많아졌답니다. 올해 한 학기 과정으로 학교 가꾸기 프로젝트 수업을 기획하여 아이들과 함께 생활관 가꾸기, 벽화 그리기, 푯말 세우기, 달거리 움막(초경하는 여학생들의 쉼터) 만들기, 그 안에서 대안생리대를 만들며 바느질로 여러 가지 소품 만들기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주변 분들이 말씀하시는 바람풀 님은 어떤 분이신가요?
낙천적이다. 덜렁댄다. 귀엽다. 철이 없다. 산만하다. 힘이 세다. 조용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전혀 아니다. 등등...

Q.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나무 공예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하신 건 언제부터였나요?
2005년 겨울, 새만금 간척 사업을 반대하는 캠페인을 일주일에 한 번씩 친구들과 함께 했어요. 신촌, 대학로 등에서 했는데 횟수를 거듭할 때마다 무관심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방법을 생각하게 됐고 역시 비쥬얼이겠다 싶어서 그때부터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조롱박 위에 그림 그리는 일을 시작했다가 우연히 집 주변에 가지치기해서 버려진 나무가 눈에 들어왔지요. 톱으로 잘라보니 깨끗한 단면이 나왔고 새만금으로부터 떠올린 백합, 도요새, 게, 물고기 등을 그려 넣어 다양한 악세사리 등을 만들었지요. 전부터 나무로 목물을 만드는 것에 관심은 많았는데 이것이 계기가 되어 목공방까지 다니게 된 것 같아요.

Q. 히말라야 여행 중 트레킹을 하기도 하셨는데 다음 여행자를 위해 힘들었던 점과 유의할 점을 알려주세요.
제일 처음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 트레킹을 갔을 때 해발 4천 미터 지대의 숙소에서 밤새 추위에 떨던 기억이 있어요. 얇고 오래된 침낭을 가져가서 어찌나 추웠던지... 그리고 고소 증세 중의 하나가 밤에 잠을 못자는 건데 추위에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자니 여간 괴로운 것이 아니었지요. 유의할 점은 포터와 함께 갈 때 그들의 복장과 신발을 신경써줘야 한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포터가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데다가 매우 가난하기 때문에 유일한 생계수단인 자신의 몸 하나만 믿고 복장과 신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짐을 들지 않는다고 해서 굳이 필요하지 않는 것까지 잔뜩 넣는 경우가 많은데 막상 사용하게 되는 물건은 가지고 간 짐의 절반밖에 되지 않으니 짐은 최대한 간단하게 싸서 포터가 너무 힘들지 않게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들어 급격히 훼손되고 있는 히말라야의 환경을 생각하며 쓰레기나 세제 쓰는 문제에 대해서도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Q. 목수의 꿈을 꾸며 직접 가구 등을 제작하기도 하시는데 바람풀 님이 생각하시는 DIY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공산품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는 지금 손으로 직접 뭔가를 만드는 작업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그냥 지나치던 사물이나, 버려진 물건들이 다시 보이기 시작하는 거죠.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생기고 세상에 단 하나뿐인 결과물에 대한 애착이 생기는 겁니다. 그리고 그걸 누군가에게 선물할 때 그 안에 담긴 정성이나 마음을 나눌 수 있지요.

Q. 올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제가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 - 여행하기, 시골 분교에서 미술 선생님하기, 시골에 집과 작업실을 두고 뚝딱뚝딱 목공작업하기, 텃밭 농사짓기, 아이들과 놀기 등... 이런 모든 조건들이 가능하리라는 판단 하에 올해부터 마리학교라는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게 되었어요. 몇 년간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지내왔는데 학교라는 공동체, 더군다나 대안 공동체 안에서의 생활을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네요. 첫 마음 잃지 않고 재미있게 학교생활하는 것이 올해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Q. 바람풀 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몇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 yaalll 님의 얄의 글 그림 사진
한 장의 사진과 짧은 글속에 담긴 담백하고 깊은 맛

2. 반이정 님의 dogstylist 반이정
사물에 대한 다른 시각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블로그

3. 콩콩 님의 콩콩@OrangecOunty
직접 만든 작은 소품과 잔잔한 일상들

Q. 마지막으로 바람풀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제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선선한 바람 같은 기운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Favorite Story

Book
나를 부르는 숲
빌 브라이슨
빨강머리 앤
루시 M. 몽고메리




Music
O
Damien Rice
유리가면
김윤아
히말라야 O.S.T
Bruno Coulais



Movie
파니 핑크
도리스 되리
블레이드 러너
리들리 스콧
노스탤지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Food
월남쌈, 와인과 치즈, 막걸리와 전, 곡주와 생선회

Wish List
굳이 생각하자면 자잘하게 많고,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딱히 없네요.

Bookmark site
바람구두연방의 문화망명지, 기획창작공간 산방, 디자인 정글

바람풀 님은 [바람풀] 이글루에서 여행과 공예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한승주 님이십니다. 한승주 님은 대안학교인 마리학교에서 미술과 여행 길잡이 교사로 계십니다.

바람풀 님의 이글루(himal.egloos.com) 바로가기    링크하기
by tomato | 2007/02/08 16:32 | 이글루스 피플 | 트랙백 | 덧글(5)
Commented by 사은 at 2007/02/08 23:55
평소에 하고 싶어하던 일이란 이름 아래 적어주신 것들이 한결같이 소박하고 참 예쁘게 느껴졌습니다.
즐겁게 읽었어요! :)
Commented by 헬라 at 2007/02/09 00:06
축하드립니다. 정말 윗 분 말씀처럼 소박하고 정갈한 기운이 물씬 풍겨나는 것 같았습니다.
Commented by 오장현 at 2007/02/09 00:39
도롱이랑 새싹이 이후로 계속 드나들며 감탄과 응원만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피플에서도 뵙게 되다니 이웃 사촌처럼 반갑네요.
축하드려요~ ^^
Commented by 개굴 at 2007/02/09 13:42
기사 잘 봤어요
Commented by 오즈 at 2007/02/09 14:17
평소에 드나들며 눈팅만 했었는데 이글루스 피플에서 만나니 반갑네요. 마리학교에서 하고 싶은 일 하시며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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