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릴루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한마디로 문화백조입니다. 손닿는 곳에 책 하나씩 두고 여러 권의 책을 마음 내키는 대로 읽고 책상 한구석에 있는 독서노트를 꺼내 생각나는 것을 끄적이고 하루에 꼬박꼬박 한편씩의 영화를 보고 시간 나면 그들 영화의 제작노트를 엿보는 정도의 일상이지요. 실은 커피와 술, 디자인된 모든 것에 관심 많은 건축쟁이입니다. 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쌓고, 지금은 학교로의 컴백을 앞두고 있는 상황입니다.
Q. 릴루 님의 맛집 베스트 3를 선정하신다면 어느 곳의 어느 메뉴를 선택하시겠어요?개인적으로 고기를 좋아해요. 육즙이 생각날 때면 고민할 것 없이 가는 곳이 <청계산장>이란 고기집입니다. 청계산으로 자주 등산을 다니시던 아버지께서 처음 데리고 가셨는데, 그때가 언젠지도 까마득한걸 보면 꽤나 오래된 곳이지 싶네요. 그때만 하더라도 대포집 같은 작은 식당이었는데 지금은 입소문이 자자해져 건물이 들어서고 제법 커졌답니다. 시내에 괜찮다 하는 곳을 가도 가공된 맛과 모양새가 신통치 않기가 일쑤인데, 육질의 거칠고 순수한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그곳의 등심은 언제 먹어도 만족스럽답니다.
다음으론.. ‘빌헬름 텔’과 같은 오페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작곡가 로시니 아시죠? 로시니는 미식가로도 유명한데 말년엔 음악보다 요리에 더 심취했었다죠. 그의 이름을 딴 이태리 레스토랑 <로시니>를 추천하고 싶네요. 종로 재동의 헌법재판소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 있는데, 사실상 입지 자체는 다소 생뚱맞지만 그곳으로 옮기기 전 동부이촌동에 있을 때부터 사회 저명인사들의 단골명소였다죠. 겉보기엔 다소 소박해보일 정도로 치장이 없지만, 늘 고급차들이 줄을 이어 서 있곤 한데, 그 비밀은 역시 맛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복성각>을 들고 싶어요. 생활의 무대가 신촌이신 분들은 거의 다 아시는 곳일테고 이미 입소문과 방송을 통해 명소가 된 곳이기도 합니다. 학교 다니면서는 줄서가며 먹곤 했었는데, 졸업하고 가보니 역시나 확장했더군요. 그 곳 납작자장은 페투치니 같은 면발이 바로 이맛이야 싶은 자장과 어우러져 기분 좋은 만족감을 선사해 준답니다. 어디서도 먹을 수 없는 바로 그 맛이죠.
Q. 릴루 님의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건축의 진정한 프로가 되어 현대 건축에 보탬이 되고 대중들에게 더 다가가는 디자인을 하는 일. 가볍지만은 않은 건축책을 남기는 일쯤을 저 건너편에 두고 있지요. 어느 정도 왔을까를 생각하면 딱 나이만큼 왔지 않았을까 싶네요. 제게 있어 건축은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일테니까요. 밀도를 감안해 예상해 본다면 S자곡선이 그려지는데요. 거기서 현재를 따진다면 가장 급커브선상에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만큼 가파른 시기이기도 한 셈이죠.
Q. 살아가면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내 자신과 가족, 자신감과 용기, 희망과 미래, 건축과 디자인, 의지와 끈기, 결단력과 너그러움, 포부와 실천력, 꿈과 현실. 소중하게 생각할 뿐 아니라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 모두를 가슴에 품고 있지만, 개중 내세울만한 것을 든다면 삶의 기반이 되어온 열정을 얘기하고 싶네요. 열정은 많은 것들의 에너지원이 되어주는 까닭이기도 하구요. 치열한 삶과 아름다운 고뇌는 열정과 맞물려 살아가는 이유를 만들어주니까요.
Q. 존경하는 분이 있다면 누구신가요?
어릴 적 가장 많이 읽었던 책이 위인전이었어요. 위인전집을 몇 번이나 읽고 또 읽고 했는데 가장 많이 읽었던 게 퀴리부인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그 분께선 오래도록 저의 존경하는 분 리스트 일순위에 계셨죠. 그 많던 위인들의 전집 중에 왜 단 한명의 건축가도 계시지 않았던가는 많이 크고 나서 의아해 했던 부분이네요. 건축을 하면서는 Le Corbusier와 Louis Kahn을 꼽게 되었구요. 무엇보다 그들께는, 저를 건축의 팬에서 프로로 향하는 용기를 주신 분들이란 점에서 감사하는 마음이 존경에 앞서기도 하구요. 고리타분한 롤모델일 수도 있겠지만, 역시 최고는 최고라는 생각이.. 무엇보다 꼬르뷔지에가 샤를르 레플라트니에에게 보냈던 열정 가득한 편지가 주던 감동은 지금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합니다.
Q. 릴루 님만의 '행복하게 사는 법'을 알려주세요.
간단하게 말하면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사는 것’이 곧 ‘행복하게 사는 법’이 아닐까 해요. 모질게 힘들고 나날이 철야에 밤을 지새워 작업을 하고 쓰러질듯 아찔한 컨디션에 달하더라도 마감 후 최선을 다해 했고 드디어 끝을 냈다는 만족감이 주었던 짜릿함, 무엇보다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어 난 행복하다는 생각이,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삶의 단편을 주관적으로 행복하게 만들어준 셈이죠. 전 더러 말하길, 이제 그만 건축이 즐겁지 않으면 언제든 그만두고 또 다른 즐거움을 찾겠노라고 하면서, 하지만 평생 질릴 것 같진 않다고 웃습니다.
뭐든 억지로 사는 삶은 행복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자신이 푹 빠져 있는 무언가가 내 삶의 행복 그 자체가 되어야 합니다. ‘일은 스트레스, 여가는 행복’과 같은 공식은 개인적으로 별로에요. 일로 받은 스트레스는 일로 풀어야 제대로 풀리거든요. 말처럼 쉽지 않다고들 하겠지만, 자신이 하는 일에 행복감을 불어넣고 그렇게 믿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요.Q. 릴루 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다섯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 thyme 님의 thyme
그녀 특유의 시니컬함이 살아있는 골마담 언니네. 연재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그녀의 모호한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2. jini 님의 소소한 이야기들
이글루스로 이사 온 게 그리 오래지 않아 아직 많은 글이 있진 않지만, 그녀의 개성 넘치는 그림과 위트를 구경할 수 있어 좋은 곳으로, 담백한 글투가 매력입니다.
3. cozy 님의 Photo, Life and Me
일본문화와 사진, 홍차 이야기 등을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왠지 모를 그녀만의 따뜻함이 차(茶)의 향기처럼 은은하게 전해지는 곳이기도 하지요.
4. MCEscher 님의 Eschermania
여행과 음악, 사진, 거기에 다양한 꼭지의 글들까지 짱짱하게 잘 정리된 공간입니다. 전임의로 계시지만 직업을 콕 집어내기 어려울 만큼 각종 관심거리들이 꽉 짜여져 있는 곳이기도 하구요.
5. Mr.Sunday 님의 Mr.SUNDAY
영화, 책, 사진과 일상의 이야기가 단정하게 정리된, 그래서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참 이상적이며 모범적인 블로그입니다.
Q. 마지막으로 릴루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내면의 이야기, 자신과의 대화, 일상을 매개로 한 단상을 테마로 하고 있어 다소 개인적으로 보일지 모를 곳이지만, 오셔서 말을 걸어주시는 분들뿐 아니라 조용한 단골손님으로 고정되게 들러주시는 분들께도 늘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좀 더 소통 가능한 공간이 되었으면 싶네요.
Book
장 그르니에
베르톨트 브레히트
스즈키 히로유키
Music
Duo Orientango
The Rasmus
Various Artists
Movie
시드니 폴락
나카에 이사무
올리버 스톤
Food
봉골레, 스틱 도너츠, 롤스시Wish List
포트폴리오, 수많은 독서노트, 작업 프로세스 파일Bookmark Site
디자인 정글, Design Boom, Big Ideas릴루 님은 [Sensation and Perception.. ] 이글루에서 일상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설유경 님이십니다. 설유경 님은 연세대학교 건축디자인연구실을 다니고 계십니다.
릴루 님의 이글루(lliill.egloos.com) 바로가기 링크하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