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피플] 외국을 여행하는 시선으로 한국을 여행하다. romantiker님!


Q. romantiker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2000년 7월, 8월 독일에서 두 달을 보냈어요. 시차 때문인지 기숙사 침대에 적응을 못 한 건지 아니면 숲 속에 있는 기숙사라 득실득실했던 벌레들 때문인지 잠을 자기 어려울 때가 가끔 있었습니다. 그때 저를 도와줬던 놈이 독어로 된 어린 왕자 였습니다. 한 페이지도 제대로 못 넘기고 잠들어서 이 책을 한 때 어렸던 Leon Werth에게 바친다는 헌사만 거의 외울 정도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지금은 가물가물 하지만 말이죠. 거기에 보면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고 하면서 친구를 사귀었다고 하면 그 애가 나비를 수집하는지 등의 아주 중요한 것들은 안 물어보고 그 애의 나이가 몇 살이며 얼마짜리 집에 사는 등의 질문만을 한다는 내용이 있었던 것 같네요. 제가 저를 소개할 때를 생각해 봅니다. '전 74년 생이고요, 기계공학과 93학번이에요.'라고 하지는 않는지...그런 숫자들 속에 대부분의 시간 동안 약간은 실없이 웃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연필로 그리는 인물화를 좋아하고 눈 오는 밤 테헤란로를 걷는 걸 좋아하고 평소엔 얌전한 듯하다가 노래방 같은 델 가면 잘 따라가지도 못하는 랩 댄스곡을 부르는 제 모습이 파묻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Q. "외국을 배낭여행하듯 여행한 한국여행기"라는 소재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신데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외국으로 배낭여행을 가요. 그리고 사진으로나 보던 장면을 실제로 보기도 하고 그곳의 음식을 먹어 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 체험하기 어려운 뭔가를 해 보기도 해요. 우리가 즐거운 긴장 속에서 느끼는 것들이 그곳의 사람들에겐 일상인 것들도 많아요.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도 보는 눈을 조금 바꿔보면 외국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즐거운 긴장을 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죠. 그래서 생각해 봤어요, “한국에 가 보니까, 이게 이렇다. 신기하지?”하고 한국에 가본 적이 없는 친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외국인이 되어보면 어떨까 하구요.

Q. 여행기를 처음 준비하셨을 때와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지금 생각이 바뀌거나, 계획이 바뀐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를 좀 더 신기하다고 느끼면서 바라보려고 외국에서 나온 우리나라 가이드북 두 권을 장만했어요. 많은 외국인이 보고 있는 Lonely planet하고 일본에서 나온 ‘지구를 걷는 법’의 한국편을 보면서 여행기를 만들고 있어요. 아직 시작한 지가 얼마 되지 않아 계획이나 생각이 바뀐 부분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여러 곳을 생각하고 있는데 현재로서는 ‘다시 보는 경주’라는 제목으로 수학여행으로 바라본 경주가 아닌 배낭 여행객이 보는 경주를 그려볼 예정입니다. 8월 말, 9월 중순 두 차례에 걸쳐 경주를 여행할 계획을 잡고 있죠.

Q. 많은 곳을 다니셨는데 여행장소를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모두가 안다고 생각하는 곳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곳을 찾아 보려고 하고 있어요.

Q. 사진을 찍으러 다니시면서 겪으셨던 특별한 일이나 만나셨던 특별한 사람이 있다면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개인적으로는 풍경사진보다 인물사진이 훨씬 어려워요. 기회가 되면 활기찬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아주머니, 골목에서 놀고 있는 아이, 세상의 풍파를 그대로 닮고 있는 할아버지 등의 모습을 따뜻하게 담아보고 싶은 데 아직은 재주가 없어서 풍경사진을 편식하고 있어요. 그래서 불행히도 사진과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는 딱히 떠오르지가 않네요.

Q. romantiker 님께 사진과 여행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여행은 준비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요. 저도 반쯤은 동의하고요. 여행할 곳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일상을 탈출해 보겠다는 설렘같은 것이겠죠. 또 한가지 이야기, 어쩌면 그와는 반대되는 이야기는 ‘여행하고 남는 건 사진밖에 없어.’라는 말인데요. 그때를 그리면서 미소 지을 수 있는 게 매력이겠죠.

Q. 사진을 찍을 때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사진을 멋지게 잘 찍는 편이 아니라 - 내지는 사진의 부실함을 글로 때우는 편이라 - 대답하기가 좀 민망하네요. 저에게 감동을 주는 장면을 담으려고 하고 있어요. 그 감동이 장면에 아름다움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장면에서 떠오르는 아련한 기억 때문일 수도 있고, 이전엔 미처 몰랐던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했다는 감동일 수도 있고요.

Q. romantiker 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다섯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 당그니 님의 당그니의 일본표류기
일본에서 만화 일을 하시는 분답게 일본의 모습을 재밌게 그려주고 계세요.

2. 나오키씨의 홈페이지
홈페이지이지만 내용상 블로그에 가까운 곳. 일본인인 주인장이 한국의 일상을 감각있게 잡아내고 있어요.

Q. 마지막으로 romantiker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아직은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아 내용이 많이 부실하지만 좋은 내용으로 꾸며가 보겠습니다.

Favorite Story

Book
로마인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다 빈치 코드
댄 브라운




Music
La Mer
Claude Debussy
Les Nuits D'ete
Hector Berlioz
Winter Daydre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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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그랑 블루
뤽 베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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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린다
모치즈키 토모미





Food
신림동 왕갈비의 제육볶음, 신성동 소달구지의 김치찌개, 롯데 강남점 국향의 광동탕면

Wish List
소리 좋은 악기 + 그 악기를 배울 수 있는 시간/공간/기회

Bookmark Site
이글루스, 고클래식, 말러레코드가이드

romantiker 님은 [한국에서 보낸 편지] 이글루에서 한국 여행기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안 준 님이십니다. 안 준 님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연구원이십니다

romantiker 님의 이글루(romantiker.egloos.com) 바로가기    링크하기
by tomato | 2006/08/08 15:50 | 이글루스 피플 | 트랙백 | 덧글(5)
Commented by romantiker at 2006/08/08 19:37
안녕하세요! 먼저 여기까지 읽어주신(스크롤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영화랑 음악은 제가 특별히 좋아한다기 보다는 더운 날씨에 시원한 느낌을 줄 것 같은 작품들을 골라 봤습니다. 시원한 여름 나시길 기원드립니다.^^;
Commented by 가야 at 2006/08/08 22:42
저도 서울을 외국의 수도 여행하듯, 한번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고 있었는데..
한국여행 좋은데요. 피플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똥사내 at 2006/08/09 08:20
감축드리옵니다
Commented by romantiker at 2006/08/09 14:38
감사합니다.^^ 하루에 10분 정도만 찾아주시던 제 블로그에 더 많은 분들이 오시는 계기가 된 것 같아 기쁘네요. 사진에 설명을 달지는 못했는데요, 맨 위의 사진은 제주도 성산일출봉 아래의 세 사진은 부산의 범어사, 터키의 파셀리스, 전주의 경기전에서 찍었습니다.
Commented by 얀달 at 2006/08/12 00:58
제가 이글루가 익숙치 않아서 이런 페이지가 있는지 몰랐어요. 무심코 마이크를 눌러봤는데 인터뷰가 있네요 :) 저도 압록강은 흐른다 좋아해요.. 학번의 압박입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이런거 잘 모르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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