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산왕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스스로를 소개하라. 어려운 질문입니다. 지난 1년 반 정도는 DMB라디오 방송에서 만화, 애니메이션 커멘테이터(방송에 출연해 애니메이션, 만화에 대해 소개하는 것)도 하고 몇 군데 칼럼도 적으며 지냈습니다만, 늦게나마 졸업을 하기 위해 지금은 학교로 돌아와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은 만화언론 ‘만’에서 가~끔 글을 적게 되는 객원필자로 활동하는 것 외에는 학업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중이지요. 관심사가 애니메이션, 만화, 영화, 역사, 문학 등 다양하다 보니 이것저것 손대는 게 많아 시간이 너무나 부족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 졸업을 하고는 취직을 해야 하기에 그 준비도 하고 있습니다. 20대 후반의 남성이자 철 지난 대학 학부생. 취미로서의 역사를 주장하는 경영학도..정도로 해 두면 좋겠지만 대표성을 갖는 설명은 역시 나이 많은 복학생이겠군요(울먹입니다). 웹에서의 저라면 간단하게 ‘건전한 사회, 건전한 웹문화를 꿈꾸는 건전한 블로거라고 해두면 되겠습니다.
Q.블로그는 산왕님께 어떤 의미가 있는 공간인가요?사실 저는 웹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PC통신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던 시기에 저는 오프라인 활동만을 지속했기 때문이지요. 97년 대학 입학 후에는 당시 학교(서울대)에 정식 애니메이션 동아리가 없었던 탓에 동아리 설립을 위해 주력하느라 웹 활동을 할 여력이 없었고, 00년에 군대를 가는 바람에 결국 웹 데뷔는 전역 후인 02년 하반기에나 가능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웹에서 활동을 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이글루에 블로그를 개설한 03년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블로그는 제 웹 활동의 시작이자 본거지인 셈입니다.
대학 동아리 회장을 했던 점과 전군통합 애니메이션 동호회 ANCIA 회장을 했던 것. 그 외 몇군데 웹 동호회의 회장을 했던 것 때문에 지금은 웹에도 아는 분이나 친구들이 많아졌는데, 블로그를 하게 되면서 오프라인 동호회나 동아리 활동은 조금씩 줄어들고 웹활동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블로그도 주요 취미 중 하나인 셈이라 꽤나 시간을 잡아먹고 있어 고민거리이지요(웃음).
Q.산왕 님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가장’이라고 하셨지만 세 가지를 들어야겠습니다.
첫째는 현실적인 것으로, ‘자조’입니다. 영국의 빅토리아 시대와 ‘자유주의 이데올로기’를 대표하는 ‘자조’관념은 스스로의 앞가림만 하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여력으로 다른 사람을 돕기까지 하는 것을 가리킵니다. 쉽게 설명하면 스스로의 앞가림을 하고 남을 돕자는 게 되는군요.
둘째는 개념적인 것으로 ‘주관을 갖자’입니다. 포스트모던 사학이나 예술사조 등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드는 생각은 아무리 세상이 불확실해지고 다원화된다고 해도 나 자신의 주관은 확고히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자기 생각을 고수하자’ 이런 게 아니라 어떤 사안에 대해 유보적이고 애매한 입장만을 취하지 말고 자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선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꼭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셋째는 반농담성으로 ‘건전성’입니다. 블로그 이름 때문에 ‘건전한 게 뭐냐’는 질문을 많이들 하시는데, 저는 이렇게 답해드리곤 합니다. ‘100만 명의 사람에게 100만 개의 건전성이 있다. 자신이 생각하는 건전성에 의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건전한 것이다’. 사회적 통념과 어긋나 있기에 반어적으로 사용하는 ‘건전성’이라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 위에 적은 ‘주관을 가지라’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자신의 주관을 세우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건전한 것이라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저는 흔히 ‘포스트모던’을 현대사회의 ‘최대 악’으로 규정하곤 합니다(웃음)
Q.올 여름 휴가 계획은 세우셨어요?
친구들의 휴가에 맞춰 함께 바다에 다녀올 계획을 세우는 중입니다. 결혼을 앞둔 친구도 있고 해서 ‘남자들만의 마지막 여름’을 만끽하자는 것인데 적고 보니 굉장히 암울하군요. 개인적으로는 일본의 흥미 있는 역사유적지를 둘러보고 오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일본 관광의 필수코스인 듯 한 오사카성이니 금각사니 하는 뻔한 루트 말고 야마구찌나 이즈모 쪽으로 둘러보고 싶은데 그쪽은 관광코스로 한국에 잘 소개도 되어있지 않고 경험자도 없는 것 같아 계획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지요.
Q.인터넷을 하시면서 들었던 가장 따뜻한 말은 어떤 것이었나요?
인터넷에서 안 좋은 말을 듣거나 악플에 시달리는 분들도 계신 듯 하지만 저는 다른 곳은 물론 블로그에서도 늘 좋은, 따뜻한 말만 듣고 있습니다. 제가 적은 글에 달아주신 덧글들, 다른 분의 블로그에서 본 글, 제가 적은 덧글에 대한 답글 등. 모두 따뜻한 말 뿐이었는데 우열은 매길 수가 없네요. 따뜻함과는 조금 다른 것 같지만, 가장 기분이 좋은 때는 역시 제가 본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소설 등의 감상을 보고 ‘보고 싶어졌다’는 반응이 나올 때입니다. 비난하긴 쉽지만 칭찬을 제대로 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지요.
Q.산왕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다섯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다른 분들이 적은 것을 보면서 왜 나는 안 꼽아주시지?라는 불평을 한 적도 있는데(웃음) 막상 제가 적게 되니 그게 생각나면서 적기 힘들어지는군요. 제가 링크해 둔 모든 분들을 추천할만 하지만 피플에 뽑힌, 혹은 앞으로 뽑힐 것 같은 분을 빼고 좋은 내용에 비해 방문객이 적은(아마도) 분들을 몇 분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그 전에, 저를 추천해 주셨던 첫비행님, 니야님, 마른미역님, 쥬피터님, kaonic님께는 미리 사과와 감사를 드립니다. 이미 피플에도 뽑히셨고 워낙 좋은 글들을 적어주시는 인기블로거분들이라 추천하지 않아도 문제는 없겠지요(하하;).
1. d4d357r033dkiD™ 님의 None of ur business
역사, 음악에 대해 깊이있는 포스팅을 해 주시는 분이죠. 정말 건전한 블로거로 새로 링크를 걸 경우 링크대상자의 '모든 포스팅'을 본 후에 링크를 하시는 건 정말 놀라웠습니다. 블로깅에 매너리즘이 느껴지거나 블로그를 닫아버리고 싶은 우울한 기분이 들 때 방문해서 힘을 얻곤 하는 곳입니다.
2. 카페알파 님의 Question
네이버 직원이었던 의리(?)로 네이버 블로그를 쓰고 있는 친구 카페알파군의 블로그입니다. 독서량이 대단한 친구로 읽은 책과 만화에 대해 좋은 감상을 적어주고 있습니다.
3. DIVE 님의 DIVE TO ~j.young READY~
이시대의 순정남. 의리남 DIVE님의 블로그입니다. 작년 크리스마스날 데이트를 포기하고 남자들만의 파티를 주최하신 의리는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추천한 이글루 블로거 두 분은 앞으로 피플에 뽑힐것 같지 않다고 위에 적어버린 셈이군요; 별로 그렇진 않은데(흠흠;;)
Q.마지막으로 산왕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방송에 출연할 때 끝 멘트로 늘 똑같은 말을 했었습니다. 그걸 적어야겠군요.
'보고싶은 것, 먹고싶은 것, 하고싶은 것들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치루도록 합시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불법적인 경로를 좀 줄이고 정당한 대가를 치루고 취미생활을 향유하자는 것입니다. 뻔한 말이지만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말이죠. 이런 말을 하면 대부분의 네티즌에게 반감을 살 테니까요;
저는 '좋아하는 얼마 안 되는 숫자의 게임, 만화, 소설, 영화'는 사서 보고 좋아하지 않는 대다수의 것들은 '안 봅니다'. 당연한 것일 텐데, 저는 웹에서 극소수파에 속하게 되더군요(웃음).
얼마 전 일본 고단샤 직원분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한국에서 인기있는 아니메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무심결에 '하루히'라고 답변할 뻔 한 적이 있었습니다. 워낙 많은 분들이 하루히를 언급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레 튀어나온 대답이었습니다만 생각해 보면 그건 말도 안 되는 것이지요. 곧 하루히 DVD가 발매된다고 하니(일본에서지만) 다음에 같은 질문을 받으면 하루히라고 답해도 문제되지 않겠지만 그 당시엔 하루히는 국내에 방영되지도 일본에서 판매되지도 않고 있던 상황이었으니까 말이죠. 무척 당황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불법 다운로드나 공유를 막을 방법도, 그만두게 할 수도 없다고들 합니다. 저도 거기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행위를 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말하지는 않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원대한 꿈을 품고 있습니다. 먼 훗날이 되더라도 말이죠. 조금 심술궂게 적어 버렸는데; 너무 기분나쁘게 생각하진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Book / 누구를 위한 역사인가, 온천의 문화사, 앰버 연대기 1, 네거티브 해피 체인 쏘 엣지, 기생수 애장판 1~8(완결) 박스 세트, Cat Shit One 1, 에이리언9 1, 예스터데이를 노래하며 1
Music / Tamaki Koji - ワインレッドの心, SAMURAI CHAMPLOO (사무라이 참프루) - O.S.T., Coyote Ugly - O.S.T., Eagles - The Complete Greatest Hits
Movie / 나스, 안달루시아의 여름 (극장판), 7인의 사무라이, 불량공주 모모코, 박하사탕, 무인 곽원갑, 양들의 침묵 S.E, 콘택트
산왕 님은 [산왕의 건전성추구위원회] 이글루에서 다양한 분야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이혁진 님이십니다. 이혁진 님은 만화언론 ‘만’에서 객원필자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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