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puzzlist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수학을 무척 사랑하지만, 수학이 저를 그다지 많이 사랑해주지 않는 것 같아 늘 괴로워하는 수학자입니다. 지난 학기에는 두 군데에서 시간강사로 강의를 했는데, 이제 시간강사들에게 "공포의 계절"인 방학이 시작되는군요. 퍼즐 책 "재미있는 영재들의 수학퍼즐 1,2"와 수학자들의 이야기인 "천재들의 수학노트"를 쓴 덕분에, 가끔은 직업을 "작가"라고 우기기도 합니다. 한동안 퍼즐 사이트(http://puzzle.jmath.net)를 운영했는데, 서버 문제로 폐쇄하면서 이곳으로 옮겨 왔습니다.

Q. puzzlist 님이 생각하시는 수학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어떤 사람에게는 수학이 공포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질서정연한 매력의 수학은 거의 예술과 같습니다. 제가 어디 강연을 가면 흔히 하는 얘기 가운데 하나가, "음악이 귀를 위한 예술, 미술이 눈을 위한 예술이라면, 수학은 이성을 위한 예술"이라는 것입니다. 수학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아름다움을 느끼려면 어느 정도의 공부가 필요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한번 눈을 뜨면 수학의 아름다움이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수학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들려주세요.
예전에 만우절만 되면 수학과 관련된 거짓 기사를 쓰곤 했습니다. 그 가운데, 지도를 언제나 네 개의 색으로 칠할 수 있다는 "4색 문제"를 일본의 Soga Nomogada라는 수학자가 컴퓨터를 쓰지 않고 풀었다는 농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어떤 분이 간단한 방법으로 4색 문제를 비롯한 온갖 수학의 난제를 풀었다고 우기면서, 참고문헌이랍시고 이 거짓 기사를 덧붙여 놓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찌나 황당하던지...
참고로, "비탈리의 샤콘은 비발디가 원작자"라는 거짓말도 덤으로 했는데, 지금도 블로그 여기저기에 진짜처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낚았다는 기쁨보다는 사고 쳤다는 당혹감이... 혹시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그런 글을 보시면 사실이 아니라고 덧글 달아주세요.
Q. 20년 후 puzzlist 님의 일상은 미리 상상해 보신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대학교수가 되어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논문도 많이 쓰고, 훌륭한 제자도 많이 키워서, 세계 최고의 수학자는 아니더라도 수학계에서 존경받는 스승이 되어 있기를 바랍니다. 또, 막 성인이 되어 있을 딸에게, 학문과 사회와 인간에 대해 제가 하는 조언이 언제나 큰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마 20년 후에도 아내와 함께 이글루스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으며 미소 짓고 있을 것입니다. 수학과 관련된 글도 블로그에 올리고 있겠지요. 책도 몇 권 더 쓰겠죠. 누구나 수학에 흥미를 느낄 수 있을 만한 초대박 베스트셀러를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Q.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로 가족들에게 선물을 주신다면 어떤 선물을 주고 싶으세요?
특별히 이것저것 사서 선물하는 일이 별로 없다 보니 무얼 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약간 당황스런 질문이네요. ^^; 현재 저는 주말 부부를 넘어 주말 가족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아빠, 엄마, 딸이 다 따로따로 살고 있거든요. 다행히 방학을 하고 나면 세 식구가 같이 모여 연말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늘 떨어져 있던 가족에게,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 이상의 선물이 있겠습니까마는, 굳이 하나 들자면 소박하게 연말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반을 하나 선물하고 싶습니다. (추천 환영!) 분위기 있는 음악을 들으며 세 식구가 모여 앉아 한 해를 되돌아보는 것,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
Q. puzzlist 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다섯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리 많은 분을 알지 못합니다. 그나마 아는 분들도 이글루스 피플로 소개된 분이 많아서, 그런 분들 빼고 써 보겠습니다.
1. 하얀까마귀 님의 하얀까마귀의 테스트베드
재주와 재치가 넘치는 분. 이분 블로그 놀러왔다가 저도 이글루스에 눌러 앉았습니다. 질랜드 이야기로 이오공감에 오르신 적이 있죠.
2. 孤藍居士 님의 孤藍居士의 中央歷史語言工作室
고대 중국어를 연구하시는 분인데, 역사와 언어에 대한 재미있는 글을 많이 올려주십니다.
3. 기불이 님의 모기불통신
한마디로 표현해서, 자칭타칭 "고품격 과학 정보 블로그"입니다.
4. 홍세화 님의 홍세화의 똘레랑스
유명한 홍세화 님의 블로그입니다. 다른 설명 필요 없겠죠?
5. 반이정 님의 dogstylist 반이정
미술평론하시는 분으로 한겨레를 비롯한 여러 곳에 재미있는 컬럼을 연재하고 계십니다.
Q. 마지막으로 puzzlist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그다지 글이 많지도 않고, 영화나 만화처럼 썩 재미있는 주제를 다루는 곳도 아닌 곳이라, 일부러 찾아오신 분들께 죄송스럽습니다. 따분한 수학이 아니라, 나름대로 생각해 볼 수 있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학을 이곳에서 찾으실 수 있다면 정말 기쁘겠습니다.
Book /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1, 총균쇠
Music / 비탈리 샤콘(지노 프란체스카티),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파블로 카잘스), 피아졸라 oblivion(기돈 크레머)’
Food / 치즈 케이크 한 조각, 그리고 커피 한 잔.
Wish List / 가족의 건강과 행복. 공부 쪽으로는 끊임없는 아이디어와 체력(ExtraD님 걸 슬쩍 ^^).
Bookmark Site / Cut-The-Knot, The Geometry Junkyard, Google Newsgroup: sci.math.research
puzzlist 님은 [Pomp On Math & Puzzle] 이글루에서 수학과 퍼즐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박부성 님이십니다. 박부성 님은 대학에서 수학을 연구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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