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피플]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과학 선생님 윤정님!


Q. 윤정 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중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고, 학교에서 겪는 일이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 버릴게 아쉬워서 이글루스에 교단일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냥 끄적이는 내용일 뿐인데 이글루스 피플에 선정되다니 쑥스러워요.

Q. 아이들과 함께 지내시면서 크고 작은 일을 많이 겪으셨을 텐데 그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사건에 대해 들려주세요.
평소엔 잊고 있었는데 몇 년 전 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활발한 성격의 희숙이가 제일 먼저 떠오르네요. ^^ 학교에서 단체로 통장을 만들고 높은 이율에 저축을 하도록 했던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희숙이는 저축담당이었는데 어찌나 수완이 좋은지 매달 100% 저축률을 자랑했습니다. 며칠 전부터 돈 갖고 오라고 예고를 하고 당일 돈 없는 애들은 빌려서라도 꼭 저축을 하게 하였어요. 달을 거듭할수록 저축액이 늘어가는 건 당연했고요. “너는 나중에 보험이나 자동차 영업시장에 뛰어들면 성공하겠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싸이월드를 통해 가끔 연락해보면 그냥 평범하게 지낸다고 합니다. 소질을 발휘할 날이 오겠지요.

가장 안쓰러운 아이는 민우. 고 1 때 우리 반이었는데 길가에 세워진 오토바이를 주인 몰래 여러 번 운전하는 바람에 (제자리에 되돌려 놓았는데도) 오토바이 절도로 재판을 받고 6주간 소년원에 다녀왔어요. 너무 가혹한 처사에 울기도 많이 울었고 재판장에게 보내는 탄원서도 수없이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한두 달 후에 민우의 어머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민우는 너무 힘들어 했어요. 학교라도 졸업하자고 다독여서 겨우 그해는 넘겼는데 2학년 봄에 학교를 그만 두더군요. 소년원에서 학교로 돌아오는 날, 민우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오히려 우리 반 아이들은 감기로 2-3일 결석한 친구를 대하는 듯이 아무렇지 않더라고요. 순수함이 아이들의 가장 큰 재산이구나, 깨달았어요. 어린 학생들에게 매일 배웁니다.

Q. 과학 전공자가 아닌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책을 2~3권 추천해 주신다면요?
권오길 교수의 인체 기행 - 입담 좋고 연륜 있으신 교수님이 들려주는 우리 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생명의 조화와 신비로움을 알면 건강한 내 몸에 감사하게 될 거예요. 조지 가모브, 물리 열차를 타다 - 빅뱅 이론의 창시자인 조지 가모브가 그림, 시, 음악을 곁들여 상대성 이론을 쉽게 풀어 설명하는 책입니다. 중학생들에게 책에 나오는 그림 한 장을 보여줌으로써 상대성 이론을 맛볼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Q.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방학이 있으신데 방학은 주로 어떻게 보내세요?
연수와 여행, 둘 중 하나입니다. 발명 연수나 실험연수 같은 게 재밌어요. 요즘은 댄스 스포츠 같은 연수도 있는데 꼭 듣고 싶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온가족(무려 8명!!)이 미국 동부를 운전해서 다녔고 작년에는 운 좋게도 교육청 비용으로 호주 멜번에서 한 달간 연수를 받고 여행도 했어요.

Q. 아이들에게 어떤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덕분에 과학이 재밌었던, 덕분에 학교 다니는 게 지겹지만은 않았던...“ 한마디로 욕심 가득한 꿈이지요.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이런 질문이 저를 욕심으로 이끄네요.)

Q. 윤정 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다섯 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1. 털보 님의 Devik's Jazz World
재즈 들으러 자주 가는 털보님의 블로그. 음악만큼이나 주인장도 푸근하고 따뜻하시죠.

2. 샐리 님의 샐리의 오두막
자연에 가까운 삶에 관심이 많은 샐리님. 포스트를 읽고난 다음 제 습관 중의 몇 가지를 바꿨습니다.

3. bobab 님의 bobob
역시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아이를 키우시는 보림님, 신념을 말이 아닌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이 존경스러워요.

4. 한때는 님의 눈길 닿는 끝까지 펼쳐지는 눈길 위에서... 한때 나는...
토론토에 사는 한때는님의 이글루. 예리한 눈으로 보는 캐나다의 이모저모에 요즘은 오래된 유머도 읽으러 자주 갑니다.

5. 덧말제이님의 사람 사랑 ... 배움과 생각
세상 모든 것에 대해 관심 있으신 듯한 포스팅. 심각하고 수준 있는 글에서부터 한없이 가볍고 발랄한 이미지까지.

Q. 마지막으로 윤정 님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와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리고 순수했던, 꿈에 부풀었던 혹은 삐딱했던 자신의 십대를 추억하는 곳이 될 수 있다면 기쁘겠습니다.

Favorite Story

Book / 그리스인 조르바, 홀로 천천히 자유롭게, 오래된 미래, Flow, 베르베르의 책.

Music /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조빔 앤 프렌즈, 때가 때이니 만큼 캐럴도..

Movie / 파니핑크, 인생은 아름다워, 고양이를 부탁해, 엘비라 마디간

Food / 퇴근 후 남편과 같이 만들어서 먹는 모든 저녁 식사.

Wish List / 지금 뱃속에 있는 쌍둥이들이 건강하게 태어나길...

Bookmark Site / 퍼플 팝스, 나물이네

윤정 님은 [반짝반짝 교단일기] 이글루에서 교단 일기와 과학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하윤정 님이십니다. 하윤정 님은 중학교 과학교사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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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ato | 2005/12/06 09:28 | 이글루스 피플 | 트랙백 | 덧글(9)
Commented by herbst at 2005/12/06 13:48
지금도 충분히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교단에 처음 섰을 때의 그 마음[初心]"을 잃지 않는 교사가 되길 빕니다.
Commented by 덧말제이 at 2005/12/06 17:03
잡학이긴 하지만, 발랄이라뇨... ^^;
Commented by 한때는 at 2005/12/06 23:47
선생님 오셨다.. 조용!!! ^^

축하드립니다. 메인 블로거로 한걸음 더 나가시는 또 다른 계기가 되시길 바랍니다.
학생들과 선생님의 알찬 하루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

그리고 엘비라 마디간... 영상미가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감탄에 감탄입니다. ^^b 오랜만에 선생님 덕분에 옛날 기억에 한번 빠져봅니다. (그 영화 OST도 아릅답습니다..)
Commented by 冷箭 at 2005/12/07 11:59
피플등극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Jules at 2005/12/07 14:51
와우..반갑습니다. ^^
Commented by 윤정 at 2005/12/07 19:46
herbst님, 그래야겠지요.
덧말제이님 블로그에 갈때마다 많이 알기도 하고 재밌어요
한때는님, 알게 모르게 소녀취향이셨군요.
冷箭님, 고맙습니다. 여기 올라오면 무지 쑥스러울 거라 생각했는데 손님이 적으니 좀 덜하네요. 하하
Jules님, 여기서 보니 더 반갑죠?
Commented by 수잔 at 2005/12/08 08:56
어머, 신기해랏!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과학선생님 ^0^
한번씩 들러보곤 했었는데, 축하해~
여기 들를때마다 한번씩 생각해보곤 하지, 내가 학교다닐때 선생님들도 이렇게 학생에 대한 애정이 많았을까,,아주 의문스럽다는...
Commented by niki at 2005/12/08 21:38
어머나, 축하드려요~. ^^
Commented by 윤정 at 2005/12/08 22:20
수잔님, 블로그에 이런 글 쓰고 인터뷰도 하면서 더 사랑하게 되는 거겠지. 쿄쿄
niki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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