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피플] 책과 여행을 사랑하는 알라딘 편집팀장님 starla님!

♥Tomato : starla님 어떻게 지내세요? 하시고 계신 일, 관심 있게 진행 중인 일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 starla : 잘 지내고 있습니다! ^^ 저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www.aladdin.co.kr)에서 편집팀장 일을 하고 있습니다. 라이프로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 이글루와는 친할 수밖에 없는 관계죠~ 회사생활 만 5년째를 눈앞에 두고 있어서인지 일을 한다는 것, 일을 통해서 사람을 만난다는 것 등등에 대해 부쩍 고민이 많은 요즘입니다. 방학과 휴가가 있는 여름에는 책들이 많이 쏟아져나오기 때문에 바쁘기도 하구요.

♥Tomato : starla님 이글루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 starla : tomato님으로부터 '이글루스 피플' 제의를 받았을 때 처음엔 "어이쿠야, 말도 안 되는데!"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이글루스 피플이 될 수 있다면 이글루에 집을 지은 모든 분들도 그러하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제 이글루는 한산한 곳이거든요. 그래도 굳이 인터뷰에 응한 까닭은 "뭐, 나같은 이글루스 피플도 많을 테니까, 아무렴 상관없잖아?"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_-; (사실 커피&머그컵 마니아로 이글루스 머그컵이 목적이라고는 도저히... 으음;;;) 좌우간, 저는 이글루를 잡기장으로 쓰고 있습니다. 저는 생각을 정리하고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말이나 글로 표현해보는 것이라고 믿거든요. 잡념이든, 정보든, 감상이든, 떠오르는대로 적습니다. 대개 일상, 책이나 여행 이야기지만요. 이렇게 기록해둔 것을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읽는 것도 좋아합니다. 몇년 전의 글을 읽다보면 분명 내가 쓴 것인데도 낯설고, 혼자 조금 감탄도 하고, 많이 탄식도 하고, 그러는 유치한 시간이 좋습니다. 그 시간의 간격를 거치며 바뀐 자신을 느끼는 것도 좋습니다. 그래서 낙서하는 것을 좋아하고, 남들의 낙서를 보는 것도 좋아합니다. 그러다보니 의사소통하는 공간은 아닌 상태이지만 이대로 아주 사랑하는 '마이홈'입니다.

♥Tomato : 무더운 여름 날 차가운 계곡의 물에 발을 담근채 읽으면 좋을만한 책을 추천해 주세요.
★ starla : 아하, 나름대로 제 전문이죠! >_< 전 추리소설을 무척 좋아하는데요, 올 여름엔 단연 <망량의 상자>를 권합니다. 일본 신예작가의 추리소설인데, 분량도 묵직하고 읽기도 쉽지 않은 편이지만 일단 수십 장만 넘기시면 그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실 겁니다. 얼마 전 출간된 이우일씨의 <옥수수빵파랑>도 휴식에 어울리겠습니다. 저 역시 우울할 때면 '좋아하는 것들'의 리스트를 써보는 버릇이 있는데 이우일씨도 그러시더군요. 여러분도 이 책 읽으면서 각자 좋아하는 사소한 것들을 떠올려보시면... 로알드 달도 좋겠네요. 단편집 <맛>이 최근 선보였지요. 조니 뎁께서 출연하신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원작자라고 하면 더 잘 설명될까 모르겠지만, 하여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단편소설의 제왕. 반전의 묘미와 위트가 있지만 지나치지 않은 간결한 문장의 매력은 머리 식히기에 그만입니다. 아, 산으로 가실 분이라면 <나를 부르는 숲>을 꼭 읽어보세요. 우리나라에선 <거의 모든 것의 역사>라는 과학교양서로 유명한 빌 브라이슨의 책인데요, 사실 그는 유명한 여행 에세이스트랍니다. 미국의 백두대간이라 할 수 있는 '애팔래치아 트레일'을 종주하려(하나 사실 결과는 신통하다 할 수 없)는 이야기가 더할 나위 없이 웃길 뿐더러 덤으로 인생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 숙고하게도 합니다. 다섯 권을 채워볼까요. 마지막은 신영복 선생의 <강의>로 하지요. 신영복 선생의 문장은 (내용에 대해서는 잊고) 문장 자체로만 읽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누구나 욕심은 있지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동양고전에 대한 강의, 아니, 동양고전을 바라보는 자세에 대한 강의, 절대 고리타분하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평소보다 더 찬찬히 책 읽을 시간을 낼 수 있는 게 휴가라고 생각하면 제격인지도 모르지요.

♥Tomato : 여행을 많이 다니셨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지는 어디였나요?
★ starla : 그렇게 말씀하셨지만 사실 그리 많이 다닌 건 아니에요. 하지만 뭐랄까, 짧은 일정이라고 비행기값 아까워하지 않고 시간만 나면 다니려고 하는 편입니다. 목표는 전세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정복하는 거지요! 아하핫! -_- 어쨌든 지난 2월 다녀온 체코가 기억에 생생하네요. 특히 체코 제2의 도시 브르노라는 곳이요. 과학을 전공한지라 (그 왜, 완두콩 법칙으로 유명하신) 멘델의 고향인 그곳에 꼭 가보고 싶었거든요. 체코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멘델에 대한 체코인들의 평가도 부침이 심했더군요. 지금은 완전히 복권되어 나름대로 관광의 대상이 된 모습을 보니 세월이 참... 뭔가 짠하다는 기분이 들었달까요. 여행에서 작가나 예술가의 발자취를 많이들 좇곤 하는데, 앞으로 과학자들의 자취를 따라다녀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내가 관심하는 어떤 인물이 머물렀고 영향받았던 공간에 시간을 뛰어넘어 내가 담겨있다 - 이 기분 참으로 묘하지요. 그와 나 사이의 역사가 공기를 통해 내 몸으로 삼투해드는 기분이랄까요.

♥Tomato : 올 여름 휴가는 어떻게 보내실 생각이세요?
★ starla : 안타깝게도 올 여름엔 휴가를 내더라도 일에 빠져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ㅠ.ㅠ 회사 일과 별개로 번역 작업을 하고 있는데,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고 있어서요. 으으... 대신 여름 휴가를 떠나는 많은 지인들의 여행 계획에 이리저리 간섭하고 훈수 두면서; 대리만족할 겁니다.

♥Tomato : 좌우명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starla :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님께서 하신 말씀이죠. -_-;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좌우명이라기보다는 스무살 정도부터 늘 마음 속에 담겨있는 글귀입니다.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일단 저는 공자님께서 "즐기라"는 화두를 내리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할 때도, 인생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할 때도, 우선 제 몸과 마음이 즐길 수 있는 것을 가만히 떠올려봅니다. 지식이나 감정의 복마전에 덜미 잡히지 말고 초월하자...는 기분이기도 한데 그게 잘 되면 정말 인생이 즐겁겠죠.

♥Tomato : starla님의 연애관과 결혼관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 starla : tomato님의 질문에 늘 이 항목이 빠지지 않는 이유가 정말 궁금합니다. 하하~ 저는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나의 인생은 내가 책임진다'는 자세만 견지한다면 다 좋다고 생각해요. 혼자는 힘드니 상대에게 기대겠다고 생각하면 좋지 않다고요. 결국 혼자서도 정서적.경제적.육체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되는 것이 일차적 목표입니다. 상대는 그 과정을 더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겠죠.

♥Tomato : starla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5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starla : 사실 이글루가 권장하는 '느슨한' 정도의 커뮤니케이션도 잘 못하는 형편이라;; 하지만 정말 좋은 이글루들이 많은 건 잘 알고 있습니다.

1. deccachu님의 Locard's Principle
순전히 온라인으로 알게 되어 지금껏 교유하는 (저로선) 놀라운 인연의 데카님,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요점은 제가 아는 최고 박식 추리소설 애호가!

2. Fithelestre님의 Fithelestre in an Egloo
최고 셜로키언 피델님! >_< 공부하랴 번역하랴 팔이 비슈누만큼 많아져도 모자랄듯.

3. 얼음칼님의 토토로
이글루에서 알게 된 분들이 꽤 많지만, 얼음칼님(과 그 주위의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고마운 기분입니다. 일상에서는 갖기 힘든 만남이라서요. 글을 읽을 때마다 새삼 세상이 넓다고 느끼고, 왠지 몰라도 세상이 앞으로 잘 돌아갈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4. 올드독님의 about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장난감
이글루가 아니지만, 만화가 올드독님의 블로그. 이분의 TV감상실이나 고충상담실 만화를 보면 정말 세상에 내공없이 남에게 재미를 줄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다는 걸 실감합니다.

5. 아르님의 누구의 것도 아닌 집 - 푸른 문가에 서서
아르님,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지만 늘 숨어서 글을 읽게 만드시는 저 필력.

♥Tomato :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은요?
★ starla : 여름도 되고 했는데 재미난 책 많이 읽으세요~ 하하하~

starla 님은 [starla's trash can] 이글루에서 일상과 책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김명남님 이십니다. 김명남님은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편집팀장으로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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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arla 님의 추천 도서/음반/영화


바람의 그림자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지음, 정동섭 옮김 / 문학과지성사
정말 재미있는 소설입니다. 순문학을 즐기는 분도, 블록버스터급 소설을 즐기는 분도 모두 행복하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읽고 나면 바르셀로나로 떠나고 싶은 후유증이 남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



오리진
도널드 골드스미스.닐 디그래스 타이슨 지음, 곽영직 옮김 / 지호
올해 읽은 과학책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책입니다. 우주론이나 현대물리학에 관심있는 분께 추천합니다. 대중서이지만 도식이나 화보보다는 서술 자체로 승부한 책인데요, 그게 제대롭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자꾸 우주에 관심이 가는 것은, 그 억겁의 역사를 머릿속으로 항해하다 보면 지금 내 인생이 더 경이롭게 여겨지는 기분 때문일까요?

Billy Corgan - TheFutureEmbrace
빌리 코건 (Billy Corgan) 노래 / 워너뮤직코리아(WEA)
추천이라기보다는 저도 기다리고 있는 중;;; 닉네임을 스매싱 펌킨스의 노래에서 따왔을 정도로 한때 좋아했거든요. 지금은 취향도 많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코건이 뭘 한다면 속는 기분으로라도 응원해야할 것 같은 의무감이 있습니다. 이글루에 계신 여러분 중에서도 그런 분들 많으실 거에요. ^^
by tomato | 2005/07/01 09:57 | 이글루스 피플 | 트랙백(1) | 덧글(14)
Tracked from 깊은우물을파자.. at 2005/07/08 19:08

제목 : 알라딘
[이글루스 피플] 책과 여행을 사랑하는 알라딘 편집팀장님 starla님!...more

Commented by decca at 2005/07/01 11:49
아앗 축하드립니다; 낭보 받고 후다다닥; 달려 왔습죠. 경사로세~
Commented by Obituary at 2005/07/01 12:08
에, 교고쿠 나츠히코는 신예작가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 않나, 하는 감이..:) ;;
Commented by starla at 2005/07/01 12:53
deacca 님/ ^0^

obituary 님/ 그러게요 저도 써놓고 보니 그런... '새로 소개된'이라고 쓸 걸요. 하하...
Commented by 블루 at 2005/07/01 13:36
피플로 선정되신 거 축하드려요!!!
바람의 그림자는 읽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되네요.
말씀하신 후유증이 무서워요. 히히
Commented by road at 2005/07/01 14:04
사진이 실물보다 영 못하요
Commented by 아르 at 2005/07/01 14:51
깜짝. 안녕하세요?
Commented by Mushroomy at 2005/07/01 16:38
피플 선정 축하드립니다. 인터뷰 끝부분에 있는 공자의 저 문구는 '오디션'에도 나와있던 거군요.
Commented by 천의광기 at 2005/07/01 20:04
피플로 선정되신것 축하드립니다. ^^ 저도 한번 뽑혀봤음 좋겠네요
Commented by 똥사마 at 2005/07/01 23:11
축하드리고요~알라딘 디비디 종류를 더 늘렸으면~
Commented by jinny at 2005/07/04 14:20
훌륭해요 선배님~
Commented by starla at 2005/07/04 23:04
블루 님/ 아, 아, 꼭 꼭 읽으셔야 합니다. 정말요 정말.

road / -_-#

아르 님/ 저야말로 감사 인사를 ^^ 히힛

mushroomy, 천의광기, 똥사마 님/ 고맙습니다~

jinny / ㅡ.ㅡ 쑥쓰럽군...
Commented by panky at 2005/07/07 14:46
우와, 이게 이거였구나!
축하해요.^^ 역시 언니야.. ㅎㅎ
Commented by Fithelestre at 2005/07/14 14:45
어라. '사람'이 되다니. 축하한다.
직장 동료가 알려주고서야 겨우 알아차리다니 면목없다 >_<
Commented by 이즌해 at 2005/07/16 01:54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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