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omato : 어떻게 지내세요? 하시고 계신 일, 관심 있게 진행 중인 일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mirugi : [코믹팝 엔터테인먼트]라는 만화기획사를 운영하면서, 개인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의 매스컴에 만화나 애니메이션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코믹팝 엔터테인먼트]는 한국만화를 일본에 진출시키는 일을 중심으로 하여, 만화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기획을 진행중인 회사입니다. 매니아 취향의 만화책과 만화&애니메이션 관련서적을 간간히 출판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본의 『강강 WING』이란 만화잡지에 연재된 한국의 만화가 유현씨의 『박스프린세스 PANDORA』란 작품의 기획을 하기도 했고,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만화 단행본과 소설에 한국 만화가와 일러스트레이터를 진출시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본래 한국에서 각종 신문과 잡지에 만화, 애니메이션 칼럼을 연재해왔는데, 최근에는 『요미우리신문』 등 주로 일본의 매스컴에서 활동 중입니다. 일본에서의 칼럼 내용은 대부분 한국만화를 소개하는 것이죠. 또한 올해 이탈리아에서 열린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 일본관 초대작가로 참가한 바 있습니다.
♥Tomato : mirugi님 이글루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mirugi : 원래 [미르기닷컴] 이라는 개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 사이트에 써놓은 글이 많아서인지 요즘은 검색엔진 등에 너무 자주 노출되어 사실상 '개인 사이트'로서 마음 편하게 간단한 잡담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옛날에 썼던 잡담 글들을 사이트에서 삭제하기도 하는 등, 개인적인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상실되는 바람에 새로운 장소를 찾는 의미에서 블로그를 선택한 것이죠. (그래서 타이틀도 『[미르기닷컴] 外傳』입니다.) 그 때문에 기본적으로 제 블로그에 올라오는 글들은 딱히 주제가 없이 그때그때 손이 가는 대로 쓰고 있습니다. 읽는 사람을 고려하는 글은 신문이나 잡지에서 이미 충분히 많이 쓰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블로그에서는 퇴고라든가 여러 정황에 대한 고려 같은 것 없이 편하게 쓴다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때로는 정보나 뉴스, 혹은 감상도 올라오지만, 상당수는 단순한 근황 보고라든가 보유하고 있는 서적이나 물품의 소개 등 잡다한 내용입니다. 물론 인생 자체가 만화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에, 잡담이라고 해도 대부분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관련되어 있다는 일관성(?)은 있습니다만…….
♥Tomato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품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mirugi : 만화나 애니메이션이라면 거의 대부분 좋아합니다. 일부분이라도 재미있는 점을 찾아내어 보는 편이라서요. 따라서 몇 작품만 고르기는 힘들고, 아래 추천 도서에서의 기준과 같은 조건 (최근에 나온 작품)으로 몇 작품만 골라서 소개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과 일본의 만화 독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요즘은 볼 만화가 없다 (그래서 예전에는 만화를 즐겨 봤지만 요즘은 보지 않는다)"라는 주장(?)에 대해 항상 반론을 제기해왔다는 이유도 있습니다. 저로서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보다 나은 작품을 충분히 발견하고 있고, 오히려 요즘에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 너무 많아 일일히 다 챙겨보기 힘들 정도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아래에 고른 작품들도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물론 맨 아래 '추천 도서' 항목에서 든 작품들도 좋아하는 작품들입니다. (한국만화→일본만화, 가나다순)
『도깨비 신부』 말리 : 요즘은 많은 분들이 쉽게 추천하고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무속'이라는 그 소재와 함께 줄거리, 캐릭터 모두 일본만화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서 마음에 듭니다. '한국만화의 힘'이라면 바로 이런 작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런지.
『르브바하프 왕국 재건설기』 김민희 : 개그만화란 것은 본래 가장 유행의 첨단을 걸어야 하는 장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이 작품은 오히려 퇴보한 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첨단을 걷기에 만화를 많이 읽지 않는 일반인들에게는 이해조차도 힘든 근래의 최신 개그만화와는 또 다른, 조금은 썰렁한 『르브바하프 왕국 재건설기』의 개그가 오히려 너무 어려운(?) 개그만화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겐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최신 개그에 민감한 이들에겐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감을 줄 수도 있고요.
『새빨간 거짓말』 이시영 : 『지구에서 영업중』으로 알려진 이시영의 단편집입니다. 이시영의 다른 연작 단편 시리즈인 『남편의 조건』 『그러니까 좋아』도 마음에 드는 내용이었죠.
『순정만화』 강도영 : 근래 보기 드문 감성적인 작품. '순정만화'란 장르 명칭이 지닌 본래의 의미를 그대로 살리고 있는 내용의 작품입니다. 요즘 너무 인기가 높은 작품이라 굳이 이제 와서 내가 추천할 필요도 없을 것 같지만, 워낙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포함시켰습니다.
『프라이데이 아일랜드』 박설아 : 아직 1권밖에 나오지 않아서 작품을 평가하긴 이르지만, 현재까지는 일반적인 판타지 만화의 범주 속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신인작가의 작품인 관계로 아직 미비한 점도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만화입니다.
『비밀』 시미즈 레이코 : 본래 시미즈 레이코란 작가는 단편에 강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 정수로 볼 수 있는 단편작품입니다. 일본의 '소녀만화'란 장르가 낳은 SF계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결과물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권까지 밖에 나와 있지 않으니 가볍게 사볼 수 있을 듯.
『사랑해야 하는 딸들』 요시나가 후미 : 달리 표현할 말이 딱히 없는 작품입니다. 한국에서도 근래에 잘 알려진 요시나가 후미란 작가가 내놓은 지금까지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세련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제 1화의 마지막 3페이지 부분과, 최종화의 마지막 6페이지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1권 완결의 짧은 단행본.
『7SEEDS 세븐 시즈』 타무라 유미 : 『BASARA』의 작가 타무라 유미가 새롭게 내놓고 있는 신작. 『시카고』 http://www.aladdin.co.kr/shop/book/wbook.aspx?ISBN=8952719050 란 작품이 2권에서 조기 중단된 후 연재되고 있는데, 처음에는 『시카고』가 꽤 마음에 들었는데 중단되어 아쉽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7SEEDS』가 워낙 긴박감 넘치게 전개되고 있다 보니 작가의 선택에 수긍하게 되었습니다.
『래빗 헌팅』 TONO : 『칼바니아 이야기』와 『치키타 구구』란 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TONO의 새로운 작품입니다. TONO는 국내에 매니악한 팬이 많은데, 어째서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이 작품에는 개인적인 취향도 많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더 마음에 듭니다만. 현재 일본에서 1권만 발매 중.
『마법사의 딸』 나스 유키에 : 『여기는 그린우드』의 작가 나스 유키에의 신작입니다. 오랜만에 자신의 장기를 발휘한 개그풍의 '소녀만화'인 것 같습니다. 다만 나스 유키에는 본래부터 약간 매니아 취향에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이 작품은 더욱 더 그런 듯. 현재 일본에서 1권만 발매 중.
그 밖에도 『DEATH NOTE』『강철의 연금술사』『요츠바랑!』 등도 매우 좋은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요즘 케이블TV 투니버스에서 방영 중인 『마루코는 아홉살』을 가장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일본 TV 애니메이션 중에서 역대 최고 시청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작품인데,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작품입니다. 또 애니메이션은 아니고 '특촬 드라마'란 장르에 속하는 작품이지만 MBC MOVIES 채널에서 방영 중인 『울트라맨 티가』도 빼놓지 않고 시청 중 (……이라기보다는 '녹화 중')입니다.
♥Tomato : 여유 시간이 있을 때는 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mirugi : 여유 시간이 남지 않도록 스케줄을 꽉 짜는 편이지만, 그 와중에도 하루에 한 번 정도는 만화책을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학생일 때에는 항상 집에 앉아서 만화를 보는 것이 취미였는데,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는 만화 읽을 시간이 모자르기 때문에 이동 중에 전철 안에서 읽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물론 집에서도 밤에 자기 전에 반드시 한 권 정도는 만화책을 읽곤 합니다.
……사실 요 몇 년 간은 '여유 시간'이랄 것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만화책 읽는 것 외에 딱히 할 수 있는 일도 없었습니다. 회사를 다니며, 또 개인 회사를 경영하게 되면서도 개인적으로 칼럼니스트로서 항상 3, 4곳의 매체에 글을 써왔고, 그 외에도 과거에는 PC통신에, 지금은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하는 등의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해왔거든요. 사실 만화책을 읽거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조차도 어떻게 보면 글을 쓰기 위한 소재가 되니까 완전히 사적인 일이라고 하기도 힘들죠. 취미를 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항상 느끼는 딜레마일 것 같습니다.
♥Tomato :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있다면요?
★mirugi : 가치관이랄 것까지는 없습니다만, 즐겁게, 낙관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사실 말은 쉽지만 실천은 어려운 것이 '즐겁게 살자'라는 자세입니다. 즐겁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부터 긍정적, 낙관적이 되지 않으면 안 되거든요.
♥Tomato : mirugi님만의 결혼관이나 연애관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mirugi : 최근 동생이 먼저 결혼해버렸지만, 저는 딱히 진지하게 생각 중인 결혼관이나 연애관까지는 없습니다. 굳이 말한다면, 아직은 독신이 마음 편하다는 정도? 결혼이나 연애를 어떤 이상이라기보다는 현실로서 생각해보면, 쉽게 말하기 어려운 문제죠. 그렇다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독신주의다, 아니다, 그런 식으로 말하기도 어렵겠고요.
♥Tomato : 앞으로의 생활에 관한 특별한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mirugi : 글쎄요. 개인적인 생활에서라면, 집을 사느라 빌린 은행 대출금을 빨리 갚아야겠다는 것과……. ;; 올해 일본의 한 출판사와 잠깐 이야기하던 단행본이 있는데, 만약 출간하게 된다면 일본에서의 첫 단독 저서가 되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 정도입니다.
♥Tomato : mirugi님이 추천하는 블로거 5분과 추천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mirugi : ……가장 어려운 질문이군요. 5분만 골라야 한다는 것이. (만화책이라면 그나마 '최근에 본 것'으로 한정해서 추천할 수가 있는데.) 딱히 기준을 못 정하겠으니, 제가 기획하여 일본에서 출간된 『라그나로크 온라인 앤솔로지 코믹』 시리즈에 작가로서 참여해주셨던 분들의 블로그를 나열해보겠습니다. (제가 이글루 주소를 알고 있는 분들만.)
고고님의 『Blog GoGo !』 : 온라인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일러스트레이터이신 MONSTER GOGO님의 이글루입니다. 많이 바쁘신지 포스팅이 뜸합니다.
ARK님의 『ARKRAYWORDS....』 : 동인 활동을 위주로 하시는 ARK님의 이글루입니다. 요즘은 『마비노기』에 빠져 지내시는 듯.
emily님의 『Pure Dream』 : 역시 동인 활동을 많이 하시는 emily님의 이글루입니다. 지금은 바빠서 본래의 개인 사이트 쪽에 집중하시는 듯.
레스님의 『:: Maniac Mansion : textpage ::』 : 역시나 동인 활동을 많이 하시는 Ress님의 이글루입니다. 만화에 대한 단상도 많습니다.
Tiv님의 『atelier Tiv egloos』 : 온라인게임 『4LEAF』와 『TalesWeaver』의 일러스트레이터이신 Tiv님의 이글루입니다. 근황 위주이지만 간혹 플레이 중인 게임 이야기도 나옵니다.
(……한두 분 더 계신데 소개되기를 원하지 않으실 것 같아서 제외. ;;)
♥Tomato : 마지막으로 자신의 이글루를 방문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은요?
★mirugi 가끔씩 정보도 올리지만 개인적인 글이나 잡담이 대부분이라 그다지 볼 것은 많지 않은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포스팅도, 되도록 자주 올리려고 노력은 하지만 결국 1주일에 2, 3일은 새 글이 없는 블로그인데 말이죠. 하지만 사람을 새로 만나고 알게 되는 것은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분이라도 환영합니다. 다만,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제 블로그가 그다지 재미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저 자신이 만화와 애니메이션만으로 인생을 보내고 있는 사람인 관계로, 제 삶을 반영하고 있는 블로그에도 온통 만화와 애니메이션 이야기 뿐이거든요.
아마 앞으로도 지금까지와 별 다를 바 없이 운영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가끔씩,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위주로 한 근황과 잡담, 정보와 감상을 올리고자 합니다.
mirugi님은 [[미르기닷컴] 外傳] 이글루에서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 대해 블로깅 하시는 선정우님 이십니다. 선정우님은 만화기획사 [코믹팝 엔터테인먼트]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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